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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서 불법이민자 추방 시작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시카고에서 불법 입국 이민자들에 대한 대량 추방 조치를 시작할 수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민자 성역 도시를 자처하는 시카고와 일리노이를 타겟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추방 조치가 현실화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톰 호만 전 ICE 국장은 10일 시카고서 열린 공화당 연말 파티에 참석했다. 호만은 트럼프 당선인이 불법이민자 문제를 해결할 국경 차르로 선임한 바 있다.     경찰과 국경단속 업무를 담당하는 연방 이민단속국 최고 책임자를 역임한 경력으로 인해 트럼프가 선거 캠페인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대대적인 불법이민자 추방 조치가 호만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호만은 이날 “시카고가 대대적인 불법이민자 추방 조치의 그라운드 제로가 될 수 있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과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할 것”이라며 “도울 생각이 없다면 자리를 비켜야 한다. 추방 대상자를 찾을 때에는 우선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함께 체포될 수 있다. 가족들을 따로 떨어트리지는 않을 계획이지만 어쩔 수 없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최근 시카고에 대거 몰린 난민 신청 불법 입국 이민자에 대해서는 “법원에서 난민 신청과 처리 과정이 진행되면 이를 기다릴 것이다. 하지만 난민 신청을 하는 10명 중에서 9명은 난민 인정이 거부되곤 한다. 그럴 경우 추방 명령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무조건적인 청소(sweep)나 통제되지 않은 작전이 아니라 정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작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과 프리츠커는 트럼프 당선 직후 시카고와 일리노이는 성역도시임을 상기시키며 이들 보호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시카고와 같은 정책에 연방 정부의 재정 지원을 끊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힌 바 있다. 연방 군 병력을 사용해 불법 이민자 추방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는데 이는 법정 소송으로 비화될 수 있는 소지가 크다.     다만 이럴 경우 연방 대법원이 나서야 하는데 대법관 구성을 감안하면 향후 이민 관련 정책의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Nathan Park 기자불법이민자 시카고 불법이민자 추방 불법이민자 문제 최근 시카고

2024-12-11

[뉴스 포커스] 그도 불법체류자였다

한국이 IMF 사태로 어려움을 겪던 1990년대 말, LA에 왔다는 친구의 연락을 받았다. 그리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먼 길 왔는데 얼굴이라도 한번 보자며 약속을 잡았다.     그의 ‘미국행’엔 사연이 있었다. IMF사태로 하루아침에 사업이 망했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어렵게 여행 비자를 받아 LA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했다. 그 무렵 많은 한인이 무작정 미국 땅을 밟았다. 그리고 새로운 곳에서의 재기를 꿈꿨다. 이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온 자녀들을 ‘IMF 키즈’라고 부를 정도였다.      사정은 딱했지만 달리 도울 방법은 없었다. 종종 밥 한 끼 사주며 응원의 말을 건네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다 비자 기간 만료로 그는 불법체류자가 됐고, 얼마 후 연락이 끊겼다. “잘살고 있겠지” 생각하며 몇 년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연락이 왔다. 사업을 시작했다고. 체류 신분 문제를 물었더니 그것도 잘 해결될 것 같다고 했다. 그간의 고생담은 직접 듣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 그는 든든한 가장으로, 건실한 비즈니스맨으로, 성실한 납세자로 잘 살고 있다.      친구의 미국 정착기는 다행히 ‘해피 엔딩’이었다. 하지만 수십 년을 불법체류자로 전전긍긍하면서도 열심히 살았지만 끝내 체류 신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고인이 된 분도 있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 분들도 있다. 그들은 미국 사회에서 가장 약자로 살았다.     최근 몇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줄곧 불법이민자 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좀 더 명확하게 말하면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 무대에 등장하면서부터다. 그는 첫 출마였던 2016년  선거에서 국경장벽 설치와 불법체류자 추방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불법 이민자들이 서민 일자리를 빼앗고,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치 모든 미국적 병폐의 원인이 불법이민자에게 있다는 듯 몰아붙였다. 당시 “불법체류자, 불법입국자는 과거에도 있었는데 느닷없이 왜?”라고 생각했다. 전략이 통했는지 트럼프는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다.     그런데 그는 4년 후인 2020년 대선 때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리고 다시 나선 2024년 대선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말 “불법이민자가 미국인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하더니 10일 대선 토론회에서는 “불법이민자가 미국인이 기르는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고 있다”는 황당한 발언까지 했다.  진행자가 “언급한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시에 확인했더니 근거 없는 얘기라고 하더라”고 팩트 체크를 해도 발언 취소나 정정은 없었다. 이 정도면 가짜 뉴스가 아니라 막말 수준이다.     이번 토론회는 6700만 명이 지켜봤다고 한다. 물론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황당 발언’으로 웃고 넘겼겠지만, 이를 사실로 받아들인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앞으로 그들이 이민자를 만나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 가정이기는 하지만 가슴이 서늘해진다. ‘합법이민자’임을 나타내기 위해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이름표처럼 달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불법 입국자가 늘고 문제인 것은 사실이다. 특히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주들은 이들의 처리 문제로 골치가 아프다. 주요 대도시가 홈리스 해결에 골몰하듯 이들 지역은 불법 입국자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그런데 두 가지 모두 속 시원한 해법을 찾기가 어렵다는 게 문제다.     국경을 통한 불법 입국자는 최대한 막아야 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굳이 혐오스러운 막말까지 퍼부을 이유는 없다. 그 말의 여파가 모든 이민자 커뮤니티에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민자의 나라에서 이민자가 혐오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앞에서 언급한 친구의 예처럼 불법체류자였지만 이제는 건강한 미국시민이 된 사례도 많다. 대통령이 되려는 정치인이라면 본인 발언의 파장도 염두에 둬야 한다.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불법체류자 불법체류자 불법입국자 불법이민자 문제 불법체류자 추방

20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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